MK스포츠

MK스포츠 >
3월 12일, 야구가 멈춘날 [김재호의 페이오프피치]
기사입력 2020.03.13 07:34:59 | 최종수정 2020.03.13 12:51:11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포트 샬럿) 김재호 특파원

2020년 3월 12일은 메이저리그 역사에 어떤 날로 기록될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12일 오후 4시 이후 모든 시범경기 일정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리그 개막도 최소 2주 이상 연기했다. 말이 2주지 상황에 따라 더 길어질 가능성이 지금으로서는 아주 높다.

모든 일들이 순식간에 벌어졌다. 이전까지 메이저리그는 중립지역 개최를 대안으로 제시하며 시즌을 강행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이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이 전날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벌어졌다. NBA 유타 재즈 주전 센터 루디 고베어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경기는 시작 직전 취소됐다. 체사피크아레나 장내 아나운서는 경기가 취소됐음을 알리며 "여러분은 모두 안전하다"고 말했지만, 목소리는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다.

필라델피아와 탬파베이의 시범경기 장면. 이 경기를 끝으로 당분간 야구 경기는 열리지 않는다. 사진(美 포트 샬럿)= 김재호 특파원
사진설명필라델피아와 탬파베이의 시범경기 장면. 이 경기를 끝으로 당분간 야구 경기는 열리지 않는다. 사진(美 포트 샬럿)= 김재호 특파원
이후 벌어진 일은 마치 도미노같았다. NBA를 시작으로 MLS MLB가 시즌 중단을 선언했다.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대학농구선수권도 취소됐다. 아시아가 그랬고 유럽이 그랬듯, 미국 스포츠도 암흑기가 시작됐다.

메이저리그 시즌 중단에 대해 논의하고 있을 그 시기, 플로리다주 포트 샬럿에 위치한 샬럿스포츠파크에서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탬파베이 레이스가 시범경기를 진행하고 있었다. 주중이라 다소 적은 395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장을 방문한 관중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맥주를 마시며 느슨하게 흘러가는 경기를 즐겼다. 분위기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난 탬파베이 선수들은 당황하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까지 숨기지는 못했다.

이날 선발 투수로 나온 브렌단 맥케이는 "상황에 대해 알고는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사무국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이어 여자친구가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그녀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지도 모를) 누군가와 접촉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정말 무서워진다. 정말 대처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외야수 케빈 키어마이어는 "팀원 누구도 충격받지는 않았다"며 팀 분위기를 전했다. "NHL이 시즌을 중단하는 모습을 보고 이것이 현재 경향이며 우리도 곧 따라갈 거라 느꼈다. 더 큰 그림을 봐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말 미쳤다.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 생각도 못했다"며 놀란 마음을 전했다.

그는 현실적인 고민도 털어놨다. 탬파에 집이 있는 그는 "집이 지금 바닥 공사중이다. 가족들에게 불편한 시간"이라며 캠프 중단 이후 캠프지에 머물지, 집으로 돌아갈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언제 개막할지 모르는 시즌을 어떻게 준비해야할지는 그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닥친 고민거리일 것이다.

포수 마이크 주니노는 "뭔가 일이 일어날 거 같았다. 다른 종목들도 경기를 취소하고 있었다. 이제 영향을 받겠구나 싶었다. 이것은 진짜다"라며 현재 상황에 대해 말했다. 그는 "많은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며칠 안에 자세한 내용이 나올 것이다. 프로선수로서 준비는 계속해서 하고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외야수 헌터 렌르포에는 "모두가 시즌을 치를 준비가 잘되고 있었는데 갑자기 캠프가 중단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여기저기 부상이 있던 선수들에게는 더 시간을 벌 수 있어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다"며 긍정적인 부분을 찾으려고 애썼다.

탬파베이 선발 투수 브렌단 맥케이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클럽하우스의 취재진 출입을 막았고, 모든 인터뷰는 이렇게 외부에서 진행됐다. 사진(美 포트 샬럿)= 김재호 특파원
사진설명탬파베이 선발 투수 브렌단 맥케이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클럽하우스의 취재진 출입을 막았고, 모든 인터뷰는 이렇게 외부에서 진행됐다. 사진(美 포트 샬럿)= 김재호 특파원
이날 경기는 필라델피아가 8-4로 이겼다. 아무도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았다. 장내 아나운서는 남은 시범경기 일정이 취소됐음을 알렸다. 경기장을 떠나면서 야유하는 사람은 없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케빈 캐시 필라델피아 감독은 "구단과 메이저리그 사무국 모두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가능한 많은 정보를 모으려고 하고 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캠프 중단 이후 구단마다 각자 대처 방법을 찾고 있는 가운데, 캐시 감독에 따르면 레이스 선수단은 다음 날 오전 10시에 선수단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선수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 정보가 어떤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는 것이 캐시의 설명이다. 선수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낼지, 원하는 선수들은 남아 훈련하게 할지, 아니면 자체 연습경기를 통해 언제 개막할 시즌에 대비할지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메이저리그는 이렇게 언제 다시 깨어날지 모르는 잠에 빠졌다. 리그 전체가 중단되는 것은 911테러 이후 처음이다.

캐시 감독은 "예상했던 일이 일어나긴 했지만, 오늘은 아주 이상한 하루였다. 야구장에서 보낸 아주 이상한 하루였다"며 정신없이 지나간 하루를 되새겼다. 2020년 3월 12일은 그렇게 야구가 멈춘 날로 기록됐다.

페이오프피치(payoff pitch)는 투수가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공을 말한다. 번역하자면 ’결정구’ 정도 되겠다. 이 공은 묵직한 직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예리한 변화구가 될 수도 있다. 이 칼럼은 그런 글이다. greatnemo@maekyung.com
한선화, 발리에서 뽐낸 섹시 비키니 자태
‘밥블레스유2’ 김숙·장도연 등 코로나19 음성
DJ소다, 파격 노출…볼륨 드러낸 오프숄더 패션
‘무도 출연’ 의사 김현철 사망…향년 45세
오또맘, 비키니 사진 도용 계정에 분노 폭발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포토